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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최양업 신부길 (배티순교성지~연풍순교성지) 도보성지순례 스케치 3~4일차

꿈살이 2012. 5. 16. 21:38

[5월 5일-3일차]

 

09:25 아침에 일어나 아침기도와 레지오 시작기도를 하다. 부활삼종기도를 바치다. 공소 회장님의 방문. 6대째 천주교 신자이신 공소 회장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다. 김대건 신부님 이전의 천주교 역사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회장님의 당부. 식사를 하고, 세면후 기도를 하고, 공소를 깨끗이 청소하다. 걸으며 묵주기도를 바치다. 이 날은 오수진 바오로 형제님의 기도 주관일. 주님의 부르심을 기다리는 자제분을 위해 지극히 열심이신 오수진 바오로 형제님의 기도는 참으로 맛깔나다. 그 응송은 절로 신이 나며, 성스럽다.

 

사리 공소에서 기도중인 순례자(사진 위)

사리공소에서 3일차 순례 출발전 아름다운 순례길을 다짐하다.(사진 위)

사리공소의 십자가의 길은 시간을 멈춘 듯 1950년대 그대로다.(사진 위, 아래)

 

순례길 내내 뒤에서 불어주는 바람은 든든한 응원군이다. 12시 정각. 부활삼종기도를 바치다.

 

13:20 괴산성당 가는 길, 유평마을 입구 평상에서 라면과 소주 그리고 누룽지탕으로 점심을 해결하다. 그곳에서 만나 나물뜯는 자매님과 담소를 나누다. 불어대는 바람에 감탄하며 즐거워 하다. 삶은 살만한 것이다.

 

유평마을 입구, 정자앞 평상. 길 건너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마을 가게. 그곳에서 소주와 라면을 조달하다.(사진 위)

바람이 일품인 유평마을 정자(사진 위)

괴산 성당 가는 길, 유평마을 출발전.(사진 위, 아래)

 

다시 길을 떠나다.(사진 위)

 

15:05 괴산성당 도착. 괴산 시내로 가는 길, 간이 버스정류장에서 쉬면서 가다. 뜨거운 여름 날씨임에도 걷는 동안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다. 신부님들은 계시지 않고 수녀님 한 분이 인사를 건네시다. 참 고운 성당에서 쉬다.

 

괴산성당(사진 위)

괴산성당 성모상(사진 위)

괴산성당. 세월이 배어 있다.(사진 위)

 

 

 

오수진 바오로, 김창수 바오로, 박종길 토마스모어(왼쪽부터)

 

15:30 괴산성당 출발, 칠성공소 가는 길. 칠성공소에서는 2차 합류팀(최경환에드몬드, 정병훈베드로, 유재덕프란치스코, 전유택다니엘 형제님)이 기다리다. 가는 길에 괴산의 명물 올갱이해장국 집을 아쉽게도 들리지 못하고 출발. 제방길 따라 걸으며 유유자적 하다. 미리 도착했을 칠성공소 합류팀의 맹활약을 상상하며 즐거워 하다. 가는 길에 명태재로 입구 휴게소에서 막걸리를 사다. 하천 가운데에 자리 잡고 한 잔 술에 시름있고, 노래를 부르다. 가는 길 석양이 넘어갈 즈음이고, 술 한 잔에 노래 한 자락 없을소냐.

삶은 그렇게 즐기며 사는 거다. 삶이 뭐 별거더냐!

 

칠성공소 초입에서 신창덕베드로 형제께서 사오신 막걸리에 한 걸음 더 내딛지 않고 주저 앉아 또 한잔. 한 잔 술에 형제들간 아픔을 나누다. 술에 울고 시름을 털다.

 

18:30 칠성공소 도착. 미리 도착한 2차 합류팀과 조우하다. 반가움은 표현할 길이 없다. 형제님들과 만나는 순간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다. 저녁은 유재덕프란치스코형제님이 책임지고, 고깃거리는 정병훈베드로형제님, 설겆이는 최경환에드몬드형제님과 전유택다니엘형제님이 책임지다. 며칠간의 수도생활은 온데간데없고 진수성찬이다. 건네는 술 한 잔 마다 살가움이 있고, 사랑과 정이 넘치다. 식사전 기도는 이 날 기도주관을 맡으신 오수진바오로 형제님이 하시고, 레지오 마침기도와 저녁기도 역시 오수진 바오로 형제님이 하시다.

 

진수성찬. 옛 절대권력 조선의 왕도 이보다는 못하리라.(사진 위)

형제를 내 품안에....(사진 위)

칠성공소 앞(사진 위). 유재덕프란치스코 형제님 손에 들린 것은 성지순례 도장 확인을 받는 일종의 증명서. 출발지인 배티성지에서 9개를 준비해서 합류하는 팀마다 가진다.

 

[5월 6일-4일차]

 

08:00 05:30부터 일어나 세면을 하고 공소를 둘러보다. 일품 김치찌개로 아침 식사를 하고, 설겆이를 하고 공소 교육관을 청소한 후 레지오 시작기도와 아침기도, 부활삼종기도, 까떼나를 바치다. 묵주기도는 어제처럼 이동중에 하기로 하다.

 

출발전 기념촬영을 하다. 4일차인 신창덕베드로 형제님은 물집난 발에 외과적 수술을 단행하다. 2차 합류팀이 짐을 나눠지다.

 

칠성공소 떠나기 전(사진 위)

 

연풍성지 가는 길에 정자에서 쉬어 가다. 이곳에서는 썩은 사과를 나눠 먹어도 맛이 절로 난다.

 

휴식은 중요하다. 쉼 없는 전진은 삶을 고달프게 하고, 여유로움과 감사함을 앗아간다.(사진 위)

 

개울을 만나다. 지친 발걸음을 쉬어 가라는 주님의 은총이자 배려다, 양말도 벗고, 개울을 건너다. 차가운 개울물에 놀라다. 내친 김에 쉬어가다. 이 맛에 순례를 떠나는 것은 아닐까! 부활삼종기도를 바치다.

 

산 넘고 개울 건너...... 신을 벗고, 개울을 건너다. 절로 감사함이 느껴진다.(사진 위)

자연의 선물(시원함)은 언제나 사람에게 위로가 된다.(사진 위)

계절은 여름으로 치닫는데, 개울물의 차가움은 봄의 그것과 같고, 그 풍경은 가을의 그것과 같다.(사진 위)

언제다시 이런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까?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서로 무겁다며 가지고 가지 않겠다던 쇠주 한 병. 이곳에서는 부족하다는 탄성이 절로......

 

연풍성지 가는 길. 청수휴게소에서 정병훈베드로 형제님이 시원한 설레임을 돌리다. 연풍성지 2km남겨두다. 설레임은 그래서 딱이다.

 

왼쪽으로 걷는 건 안전을 위한 것. 달리는 차와 마주서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사진 위)

 

13:00 연풍성지 도착. "도보성지순례를 마치며"를 기도하고 레지오 마침기도를 바치다. 3박 4일간 무사히 순례길을 열어주시고 보살펴 주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을 되어줄 순례를 마친 8인 형제들(사진 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8인의 형제(사진 위)

 

 

순례도장 확인하는 소책자(사진 위)

 

 

 

 

 

 

 

 

 

 

 

 

 

늘 강론에서 신부님께서 말씀하시고 기도해 주신 "주님께서 늘 함께 하신다"는 말. 함께 하는 순례길 내내 주님께서 함께 하심을 몸으로 느끼다.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일 지라도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함을 깨닫다.

 

도보성지순례를 마치며......

 

순례기간 동안 함께하여 주신 주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도보성지순례를 하면서 저희들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알았습니다.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주님의 십자가가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신앙 생활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도 깨달았습니다.

도보성지순례를 마치면서, 저희들은 새롭게 출발하려 합니다.

저희가 언제 어디에 있든지 신앙 선조들의 후손으로 부끄러움이 없는 신앙인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하여 주십시오.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출처 : 후곡성모산우회
글쓴이 : 박종길 토마스모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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