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꾸는 꿈/살아 숨쉬는 내가 되기 위해...

필하모니아 사계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소리여행

꿈살이 2007. 8. 7. 00:22

하모니아 사계의 단원들이 입장하고, 잘 생긴 지휘자 김주현이 입장할 때, 문득 장한나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녀는 왜 첼로를 버리고 지휘자를 택했을까?

 

어릴 적 부터 지휘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이제 그 꿈을 위해 한 단계 더 다가서고자 하는 그녀의 집념가 용기가 부러웠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그동안 오케스트라의 여성 지휘자는 보질 못했다. 왜 그랬던 것인가?

 

오늘은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아닌 작은 규모의 오케스트라다. 그런데, 재미난 연주로 구성되었다. 편성은 작았지만, 왠만한 구색을 갖추었다.

 

그리고선 효과음에 가까운 음들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방학맞은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인가?

 

이즈음에서 서부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산 언덕을 넘어 서자, 발 아래 펼쳐진 평원의 장관, 그 아름다운 광경을 배경으로 호른소리의 쾌활함과 웅장함이 느껴진다. 그 광활함과 경외감이 가득한 그 장면들이 서서히 카메라로 훑어내려가듯 펼쳐진다.

 

뜨거운 박수소리와 함께 해설과 독백이 이어진다. 스토리텔러인 장베드로가 맡은 역이다. 외우지 못해 보고 읊조리는 것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래도 어떤 측면에서는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어서 인간미 냄새가 났다.

 

그리고 피오리나 공주의 첫 곡이 울렸다. 푸치니의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사계와 함께 콘서트홀을 우아하게 만들었다. 역시 악기중 최고의 악기는 인간이 내는 목소리다. 그 큰 성량과 감정을 실어냄은 그 어떤 악기로도 줄 수 없는 감동이 있다.

 

아름다운 선율을 찾아 떠나는 소리 여행. 병든 피오리나 공주를 위해 가장 아름다운 소리르 찾아서 떠나는 왕자.

 

바이올린, 첼로, 플루우트, 클라리넷, 트럼펫, 비올라,...... 모든 악기 소리를 들려 주었다. 그것도 이야기 속에 담아서......

 

그는 아름다운 숲 속에서 만났다. 세상의 모든 악기들을......

 

그러나 서로 잘난 체하는 악기들의 연주 조합은 어울림과는 거리가 멀었다. 엉망진창이 딱 어울리는 말이었다.

 

그래서 왕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번째로 나선 것은 플루우트. 플루우트는 가장 민첩하면서도 섬세한 최고의 악기이다. 이 플루우트가 연주한 곡이 비제의 "아를르의 연인".

 

태초부터 있었던 천상의 악기라는 하프와 어우러진 플루우트 소리는 천상의 그것과 너무나도 조화로운 악기였다.

 

첼로와 비올라가 간간히 보조를 맞추며 거들어준다. 그리고는 모든 오케스트라의 단원과 악기들이 연이어 동원된다. 지휘자와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여성인 필하모니아 사계의 섬세함이 보여진다.

 

번째 연주악기는 바이올린.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이 악기는 멋지고 화려하기 그지없는 악기다. 연주곡은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주옥같이 아름다운 선율을 타고 공간을 넘어 내 가슴에 닿을 때 눈물이 흐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순간의 행복을 느끼게 해 준 모든 것에 감싸할 따름이다. 그 명징한 소리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참 진리의 맛을 일깨워준다.

 

익숙치 않은 곡들을 듣는 익숙치 않음의 생소함이 때로는 만남의 연을 잇는 즐거움이 되기도 하지만, 익숙한 선율의 즐거움은 때로 우리들 입술에 미소를 머금게 하고, 가슴에 사랑과 행복을 꽃피우게 하기도 한다.

 

이 시간이 그런 시간이 아닐런지? 엄숙함보다는 이런 즐거움을 주는 음악가 앙드레 류 의 오케스트라가 슬그머니 머릿속을 맴도는 것은 왜 였을까?

 

번째 연주악기는 클라리넷. 재즈풍의 화려한 외모와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악기다. 오늘은 지휘자 김주현님이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 건반에서 나는 소리가 함께 출연했다. 몸을 흔들며 춤추듯 연주하는 클라리넷 연주자. 단순 반복적인 리듬에 불과하지만, 매우 밝고 가벼운 느낌이 든 곡을 연주했다.   

 

번째로 나선 악기는 첼로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에 이끌려 그 매력적인 첼로의 아름다움이 생상의 "백조"를 통해 빛을 발했다. 가슴을 파고드는 선율에 그저 맘과 몸을 내맡기면 그 뿐, 무엇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가? 다 버리고 무념무상의 세계로 가라. 그것이 이 시간을 즐기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요,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의 지혜일 것이다.

 

이 첼로의 음색은 사람의목소리와 가장 가깝다고 한다. 여성적인 목소리와 남성적인 목소리가 함께 하나로 이뤄져 있는 소리인 것이다.

 

다섯번째 연주된 악기는 오보에. 오케스트라가 처음 무대에 올라 튜닝할 때 싸이렌 소리에 가까운 A음이라는 기준음을 내는 악기다. 이 악기로 연주한 곡은 모리코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다. 영화 "The Mission"의 주제곡이기도 하다.

 

그 시작은 저음이 매력적인 첼로음. 길게 내려지는 소리가 마치 시골마을에 내린 땅거미에서 느끼는 평화로움 같다. 그 애틋한 그리움이 충만할 때 우리는 어머니를 그리고, 고향친구를 떠올리고, 또 밥 짓는 내음을 박목월의 시에서 맡는다. 내 그리운 어미님의 품 속, 그 어린 시절, 눈이 시리게 그리운 그 품 속으로 가고 싶은 열망이 간절함을 넘어 슬픔으로 다가온다.

 

여섯번째 악기는 트럼펫이다. 역사가 오래된 금관악기로서, 맑고 화려한 고음이 끝내는 주는 악기는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Eb장조 3악장"을 연주했다. 오래전에 인기 끈 장학퀴즈 시그널 뮤직으로 밝고 명쾌한 곡이다. 진취적 기상, 패기 등을 앞세운 모 그룹의 광고도 일품이었지만, 그 테마였던 음악은 그 옛날의 순수와 젊음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그 땐 참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누구보다 멋있게 살겠다고 다짐하곤 했었는데...... 그 풋풋함이 그립다.

 

잠시 뒤 왕자의 괴로운 심정을 노래하는 독백이 있었고, 애달픈 슬픔을 노래하는 곡이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었다. 관객의 감정을 들었다 났다하는 가운데, 왕자의 소리가 그 애달픔을 담아 공간으로 퍼진다. 마치 한 편의 오페라를 감상하는 듯 하다. 그 간절한 마음이 객석의 내 가슴에도 전해졌다.

 

왕자의 노래가 이토록 가슴을 저미는 것은 그 속에 사랑하는 마음을 실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는 스토리텔러인 장베드로가 둥근 소리로 둥글게 노래했다.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을 찬미했다.

 

오케스트라의 싱그러운 소리를 배경삼아 왕자와 스토리텔러가 함께 무대 뒤로 사라지고, 피오리나 공주가 등장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피오리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왕자의 노래 소리. 그 왕자의 노래소리가 공간을 울린다. 그 사랑하는 마음을 실어 공간을 타고 공주에게에 전해진다. Ich Liebe Dich가 마지막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강렬하게 소리쳐 졌다.

 

그러자 피오리나 공주에게 덧씌워진 마법은 풀렸고, 연이어 공주의 답가가 이어진다. 가벼운 흥분과 충만한 사랑이 엄숙함과 경건함을 넘어 나오는 소리다.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인가?

 

마치 5월의 봄 날, 꽃이 피는 생동감이 담겼다. 슬금슬금 피어나는 꽃송이의 만개 모습이 노래에서 느껴졌다. 머금은 수줍은 미소에서 사랑의 향기가 배어났다.

 

곡 선정과 구성이 뛰어난 새로운 시도다. 사랑이 이루어지면 언제나 둘이 하나되어 노래하듯이 사랑을 찬미하는 두 연인이 손 잡고 노래하는 속에는 아름다운 마음이 담겨져 객석으로 전해졌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곡조는 한 마음으로 함께 하는 것이 결정체. 두 손을 맞잡고 노래하는 그 속에 사랑과 평화가 깃들어 있었다.

 

결혼식이 끝났다.

 

헝가리안 댄스 5번곡이 연주되면서 콘서트홀내에는 박수 소리가 박자를 맞추고 있었고, 지휘자 김주현은 Carlos Kleiber가 보여주는 라데츠키 행진곡의 그것(관객을 향해 박수의 강약 등을 지휘한다)을 흉내내면서 관객과 연주자들이 호응하면서 이 날 공연은 끝이 났다.

 

비록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내용이나 구성면에서는 정말 멋진 새로운 시도였다. 아쉬운 점은 하프의 영롱한 연주 소리를 듣지 못한 점이다.

 

언제나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은 평화와 사랑이 깃드는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다.

 

============================================================================================

재미와 감동이 있는 스토리 음악회 ․영음예술기획 해설이 있는 실내악 이야기 ․“아름다운 소리여행”․스토리 텔러가 들려주는 또 하나의 동화 음악회 ․ 카리스마 있는 지휘자 김주현과 각자의 개성 있는 연주 속에 아름다운 화합으로 인정받는 관현악단 필하모니아 사계,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소프라노 김은주, 국내 최고의 명성을 가진 테너 박현재의 전문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앙상블로 우리에게 친근한 클래식 명곡들을 선별하여 연주합니다.

 

 

 




영음예술기획 해설이 있는 실내악 이야기



“아름다운 소리여행”


1. 일시장소 :  2007년 8월 3일(금) 오후 7시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 프로그램 : 비제 / 아를르의 여인

            푸치니 /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쟌니스키키)

          모리코네 / 가브리엘의 오보에

          도니제티 / 남몰래 흘리는 눈물(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브람스 / 헝가리 무곡 5번 外


3. 주    최 : 영음예술기획

4. 출 연 자 : 지휘 / 김주현, 협연 / 필하모니아 사계

              소프라노 / 김은주, 테너 / 박현재

              총 예술감독스토리텔러 / 장베드로

              
5. 티켓가격 : R석 3만원(가족석 4매 10만원), S석 2만원(가족석 4매 7만원),

              A석 1만5천원, B석 1만원

6. 공연문의 : 영음예술기획 (02)581-5404  

 

☙ P/r/o/f/i/l/e

■ 지휘
김주현


-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 기악과 졸업

- 페스카라 고등 음악원 지휘과 졸업

- 로마 시립가극장 음악코치 역임, 로마 국립가극장 상근반주자 역임

- 국립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수습 지휘자

- W.E.P 세계식량조절기구 초청 오페라 잔니 스키키 지휘

·- 로마, 밀라노, 페스카라, 리에티, 시칠리아 등지에서

   라 트라비아타, 라 보엠, 세비야의 이발사,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팔리앗치 등의 오페라 100여회 지휘

- 국제 오페라단 정기공연 피가로의 결혼 지휘

- 국립 오페라단 정기공연 세비야의 이발사 지휘

- 프라임 필하모닉, 강남심포니 등 오케스트라 다수 객원지휘

-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나부코 및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지휘

- 국립오페라단 시즌공연 라 보엠 지휘

-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아카데미 전임강사 역임

- 울산대 음대 지휘 겸임교수, 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전임지휘자 역임

- 현재 수원대 음대 겸임교수

       필하모니아 사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 필하모니아 四季 (Philharmonia Saghe)

필하모니아 사계는 2006년 가을 지휘자 김주현과 최근 유학을 마치고 온 약 25여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국내의 가장 젊고 역동적인 오케스트라이다.


짧은 기간 동안 악단 탄생의 모태가 된 CBS 교향악단의 다양한 방송활동 및 국립오페라단의

라보엠, 소극장 오페라 페스티벌의 코지 판 투테 등의 오페라를 성공적으로 반주하여

음악계의 비상한 관심과 기대를 받았으며,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과 다양한 장르의


레퍼토리가 혼합된 갈라 콘서트 등의 연주에서도 정돈되고 순발력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어 호평을 받았다.


사계라는 단체의 명칭이 의미하는 것처럼, 여러 장르의 다양한 음악들을 편견 없이

수용하며, 매번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운영의 기본전제로 삼고 있으며, 아울러

합리적이고 정직한 악단 운영의 모범을 제시하여 음악계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소프라노 김은주



-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졸업

- 이태리 롯시니 국립 음악원 졸업, 이태리 떼라모 아카데미 수료

·- 중앙콩쿨 2위 입상

- 이태리 마리아 까닐랴 국제 콩쿨 2위 입상, 대중이 선발한

   최고 가수상 수상

·- 이태리 꼴레폐로 국제 콩쿨 1위, 이태리 알까모 국제 콩쿨 1위 우승

- 이태리 프랑꼬 꼬렐리 국제 콩쿨 1위 우승

- 국립 오페라단 마농레스꼬, 여자란 다 그래, 마술피리 출연

- 정명훈 지휘 국립오페라단 카르멘 주역출연

- 통영 국제 음악제 창원 시립 교향 악단 구레리더 협연

- 일본 동경오페라단 제누스 오페라단 합작 오페라 나비부인 주역 출연

- 현재 국내 및 유럽에서 활동 중


■ 테너 박현재



-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 대학원 졸업

- 이탈리아 Pescara 고등음악원 오페라과, 프랑스 파리 Créteil

   국립음악원 전액장학금으로 졸업

- 중앙콩쿨, 음협콩쿨, 동아콩쿨 입상

- 이태리 R. Zandonai 국제콩쿨, 스페인 J. Aragall 국제콩쿨,

   이태리 F. P. Neglia 국제콩쿨, 이태리 Alcamo 국제콩쿨 우승

- 스페인 J. Gayarre 국제콩쿨에서 호세카레라스 최고 테너상 수상

- 이태리,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영국,

   스위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트라비아타, 가면무도회, 트로바토레,  

    라보엠 등의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150 여회 이상 공연

- 유럽각지에서 수십 편의 미사곡과 오라토리오 솔리스트로 출연

- 오페라 나비부인, 라보엠 및 국립오페라단 사랑의 묘약, 영혼의 사랑, 카르멘,

  호프만의 이야기 등에서 주역으로 출연

- 국립오페라단 상근단원 역임

-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