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쉬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내쉬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 서 산 대 사 -

David London - Against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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