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삶/누군가에게 부치는 편지
아가에게2
꿈살이
2005. 10. 22. 01:47
오늘도 예외없이 화창하게 갠 전형적인 가을날씨이다. 어제는 그리도 매서운 바람이 불어 대더니 오늘은 바람도 잣고 기온도 많이 상승한 것 같다.
아가야. 어제는 네 엄마가 고생이 많았다. 너의 유산기미가 보이는 같아 병원엘 다녀 왔었단다. 그런데 병원의 의사라는 사람이 너무도 무책임하게 얘기한 모양이더구나. 아빠도 속상하단다. 초음파 검사결과, 네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서 임신이 맡긴 맡느냐고 되물었다고 하더라.
다른 병원에서 검진 받은 적이 있다고는 하지 않고, 자기진단테스트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소변검사에서도 양성반응이 나왔었다며 그래도 얘기가 안보이는 것이 이상하다고 한 모양이야. 그렇지 않아도 불안해 하는 네 엄마에게 개인병원보다 더 좋다는 종합병원의 의사가 그런 식으로 말을 했으니 네 엄마의 마음은 오죽 했겠니?
몇 번을 위로하고 다독거려서 겨우 진정 시켰단다. 오늘도 아빠와 함께 병원에 가 볼려고 한단다.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서 네 엄마의 마음을 기뻐게 해 주었으면 좋겠구나.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네 엄마에게 너에게 바라는 말을 물어 보았더니 지금은 건강하게 잘 자라만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더구나. 엄마의 마음이나 아빠의 마음이나 다 같은 마음이란다.
참. 그리고 어제 너에게 쓴 글을 보여 주었더니 네 엄마가 환히 웃음으로 화답해 주었단다.
건강하게 잘 자라 주기를 바라며 오늘은 이만 쓰야겠다.
1997. 10. 28
아빠와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