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삶/살며 생각하며

단추에 어머님 사랑을 달다

꿈살이 2006. 11. 16. 14:03

아침에 출근하면서 날씨가 추워 긴 코트를 꺼내 입었다.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한참을 걷다가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 보니 코트의 가장 아랫쪽 단추의 실이 풀어져 있었다.

 

 

 

순간 그 옛날 어머님의 사랑이 오버랩되면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아주 어렸을 적에 새 옷을 사오시면 늘 가장 먼저 하신 일이 단추를 다시 다는 일이었다.

 

처음 옷이 출고될 때 단추는 제대로 잘 달린 것이 아니라 아주 가느다란 실로 엉성하게 꿰매져 있곤 했다. 그래서 얼마 못가서 단추가 떨어져 나가곤 했다. 여분의 단추조차 제공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보니 어머님의 사랑과 지혜가 발휘되었던 것이다.

 

그땐 새 옷의 단추를 왜 또다시 꿰매는 것인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었지만, 오늘 보니 그것이 어머님의 사랑이자 지혜로움이셨다.

 

아내에게 어머님과 같은 모습을 부탁하기에도 미안한 요즈음 세상. 구멍난 양말조차 꿰매입기보다는 버리기 쉬운 세상.

 

새 옷에 단추를 하나하나 살피시며 꼼꼼히 새로 달아주시던 그 어머님의 지혜와 사랑이 그리운 오늘 아침이다.